작성일 : 19-08-22 16:55
Are you curious about the USA?
 글쓴이 : 유종희
조회 : 15,988  
Are you curious about the USA?

참가자 명: 유종희 (경희대)  Jonghee Ryu
캠프 명 :  Camp Keewaydin, Vermont, USA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넓습니다. 지구에는 66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200개가 넘는 나라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머니 뱃속을 나와 24년 동안 살면서 저는 그 많은 나라들 중 겨우 두 곳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이 넓은 세상에는 지금까지 보지도 듣지도 못한 흥미로운 일들이 마구 벌어지고 있을 텐데 말입니다.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아직까지 한번도 경험하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것들이 세상에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군대생활을 막 끝내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새로운 모험을 위해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계획을 시작했습니다.

  아시아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제가 둘러본 두 나라가 베트남, 중국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금 멀리 떠나고 싶었습니다. 처음 떠오른 생각은 당연히 유럽이었습니다. 배낭여행을 꿈꾸는 수많은 대학생들의 로망이니까 말이지요. 이유를 생각해본즉슨 여러 나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유럽대륙은 일단 들어가면 다른 인종, 다른 언어, 다른 문화를 가진 여러 나라들을 짧은 기간 내에 둘러볼 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결론에 이르더군요. 유럽에 대한 원인 모를 동경도 또 한가지 이유겠지요. 유럽을 떠올리면 영화에서 봤거나 문학작품에서 읽었던 낭만적인 장면들이 스쳐가면서 왠지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휩싸이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니까요.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 받지 않은 유럽의 사뭇 다른 문화의 새로움이 사람들을 사로잡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유럽에 너무나도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유럽에 가면 어떤 말로 대화를 나누지? 내가 아는 외국어라고는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넘게 배워 온 징글징글한 영어와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살짝 맛보기만 했던 일본어, 처음 만나서 인사만 나누고 그 후로는 침묵해야 하는 베트남어와 중국어 밖에는 없는데, 그럼 유럽에서는 벙어리로 살아야 한단 말이야? 그렇게 오랜 세월 힘들게 배운 영어는 그 넓은 유럽대륙에서 겨우 영국지역에서 에 쓸 수 없다는 사실이, 그것도 지금까지 줄기차게 연습해 온 영어발음과는 무척이나 다른 발음을 구사하는 곳에서 또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결정을 내렸지요. 미국으로 가자! 해외여행의 본질은 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삶을 직접 살아보는 것이라는 저의 여행 철학에도 걸맞게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 할 수 없으면 그들의 생활을 느끼는 건 정말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렇게 마음먹고 미국에 대해서 이것저것 알아보는 와중에 친구들 통해 CCUSA와 Camp Counselor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너무나도 좋은 기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전 처음 가보는 나라에서 여행한답시고 가이드북과 인터넷 정보에 의존해서 돌아다니는 것 보다는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현지에서 미국인들과 같이 일하고, 생활하면서 그 나라의 생활 문화와 분위기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고 나서 본격적인 여행을 하는 편이 훨씬 좋아 보였습니다. 게다가 일하는 동안 2000불 가까이 벌 수 있다는 조건도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넉넉한 여행자금까지 마련할 수 있으니까요.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기회였습니다.

상당히 두툼한 참가신청서 작성을 시작으로, 영어 인터뷰도 하고, 비자 서류 준비를 위해이리 저리 뛰어 다니고, 기다리던 캠프배정도 미리 받고, 1박 2일의 한국 오리엔테이션과 LA 현지 오리엔테이션까지 과정을 거쳐  6월 4일, 드디어 두 달 동안 일하게 될 Vermont주에 위치한 Camp Keewaydin에 도착했습니다. 공항까지 친절히 마중을 나온 기사님과, 웃음 가득한 얼굴로 환영해 주는 캠프 디렉터와 사무직원들과의 첫 만남은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긴장하고 있는 저를 녹여주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두 달 동안의 캠프 생활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새롭고, 놀랍고, 즐거웠습니다.

Camp Keewaydin은 Wilderness Trip과 Water Sports가 특징인 Traditional Camp였습니다. 8세부터 16세의 학생들이 캠퍼로 참가하는데, 나이별로 4개의 그룹을 나누어 다른 캠퍼스에서 생활하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캠프에 한 달 참가하는 비용이 적어도 6000불 이상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이곳에 보내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여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캠프가 어느 개인이나 단체를 위해 수익을 남기는 건 아니었습니다. Camp Keewaydin은 거의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Non-Profit Organization인데, 거두어 들이는 참가비는 대부분 캠퍼들에게 영양가 있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그리고 30가지가 넘는 다양한 캠프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능력있는 캠프 스태프들의 고용을 위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캠프장 시설 재투자, 장학금 지원 등으로 사용한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캠프라는 교육제도가 거의 전무한(물론 보이스카웃이나 걸스카웃 등의 활동이 있기는 하지만 매우 제한적이므로)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캠프활동들은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Canoeing, Kayaking, Sailing, Fishing, Swimming, Diving, Underwater Exploration 등의 호수에서 즐기는 활동뿐만 아니라 Wrestling, Boxing, Golf, Rock Climbing, Softball, Frisbee, Soccer, Arts & Craft, Basketball, Dramatics, Hiking, Ping Pong, Tennis, Baseball, World-wide Board Game, Photography, Riflery 등등 다양한 활동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비록 캠프 카운슬러로 아이들을 지도하러 갔지만 저 역시 마치 ‘Big Camper’로 참가한 듯, 그 동안 살면서 한번도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들을 너무나도 신나서 함께 배울 수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기억에 남는 경험은 Wilderness Trip입니다. 캠프에 참가하는 동안 여러번 여행을 갔는데, 금년 처음으로 참가하는 Staffman들의 교육을 위한 Pre-school season(캠퍼들이 도착하기 전 2주 동안의 기간)에 한번, 그리고 6-7명의 캠퍼들과 함께 한 달에 한번씩 두 달 동안 두 번, 그렇게 총 세 번을 다녀왔습니다. Hiking Trip으로는 Vermont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Green Mountain의 Camel’s hump로 3일 동안 다녀왔고, 나머지 두 번은 Canoeing Trip이었는데, 뉴욕 주에 있는 Bog River와 Whitney Wilderness Lake로 각각 5일간 다녀왔습니다. 말 그대로 야생의 자연 속에서 며칠 동안 캠핑을 하면서 지내는 여행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이킹 트립은 등산을 하면서, 카누잉 트립은 카누에서 노를 저으면서 여행을 하는데, 캠프 사이트에서 직접 밥 해먹고, 텐트에서 자면서 생활하는 것입니다. 야생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가기 때문에 여행하면서 많은 야생동물들과 그들의 터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멸종 위기의 대머리독수리, 매, 콘도르, 룬(loon) 등 각종 조류와 비버(beever), 사슴, 노루, 무스(Moos) 등등 포유류들을 동물원이 아닌 직접 자연 속에서 만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캠프에서 힘들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장 고생했던 기억을 애써 기억해보면 아마 언어장벽에서 오는 외로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Camp Keewaydin은 남학생들만을 위한 캠프였는데,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같은 재단아래 속해있는 여학생들을 위한 캠프가 또 있었습니다. 가끔씩 두 캠프의 모든 구성원들을 한데 모아서 진행하는 행사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두 캠프를 모두 합치면 캠퍼는 500여명, 스태프들은 150여명에 이르는데,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아시아인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당연히 한국말을 하는 사람은 저뿐이고, 이스라엘에서 온 두 명의 스태프를 제외하면 모두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무리 영어에 능통하다고 하더라고 그들의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면 대화에 참여하기가 상당히 힘들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대화의 주제나, 소재들도 너무나 다를 뿐더러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무언가 한국 사람들과는 다른 묘한 분위기가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공통분모가 너무 없었던 것이지요. 큰 시야로 보면 사람 사는 게 세계 어디나 큰 차이는 없지만, 직접 맞닥뜨려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다른 생활방식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캠프가 끝나는 날, 두 달 동안 함께 울고 웃으면서 지낸 캠퍼들, 스태프맨들과는 정말 친한 친구가 되어있었습니다. 비록 다른 나라에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다가 이렇게 캠프에 모여서 겨우 두 달 동안 함께 생활했을 뿐인데도 서로 감춤 없이 매일매일을 함께 지내다 보니, 캠퍼들과는 마치 형, 동생처럼 때론 아빠, 아들처럼 서로 믿고 의지하게 되었고, 스태프맨들과는 서로 좋은 면, 나쁜 면을 다 알게 되고 또 그런 점들을 칭찬하고, 이해해주고 감싸주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캠프를 무사히 잘 마치고 홀로 배낭여행을 하면서도 처음 캠프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생각했던 일석이조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캠프에서 현지 적응을 톡톡히 한데다가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자연스러워진 터라 어디를 가던지, 누구를 만나던지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캠프생활하면서 차곡차곡 쌓인 2000불의 급여는 쏠쏠한 여행자금이 되어 나름대로 풍족한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한 세 번째 ‘새’도 날아들었습니다. 캠프에서 만난 스태프들이 너도나도 여행 중에 꼭 자기 집에 들러서 얼굴 도장을 찍고 가라고들 난리였습니다. 캠프는 비록 버몬트에 있지만 스태프들은 콜로라도, 메사추세츠, 뉴욕, 텍사스, 캘리포니아, 뉴햄프셔, 펜실베니아, 워싱턴 DC 등등 미국 각지에서 오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두 달 동안 대륙횡단 계획했던 저로서는 전국 곳곳에 무료 숙박시설과 최고의 현지가이드를 얻은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덕분에 미국에서 두 달 동안 여행하면서 숙박비는 총 180불 밖에 쓰지 않았답니다.

CCUSA는 제 25살 새로운 모험의 큰 후원자가 되어주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 본 캠프 생활의 즐거움을 선사해주었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먼 나라에 수많은 친구들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었으니까요. 또한 저의 이번 여행의 슬로건이었던 ‘평범한 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문화를 즐기며,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직접 들어가서 느껴보자’를 성공적으로 만족스럽게 해낼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미국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직접 가서 해소하고 싶으시거나, 여름방학 때 미국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진심으로, 진심으로 CCUSA의 Camp Counselor Program을 적극 추천합니다. 특히 일반적인 대학생들의 경제적 여건과 시간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저는 감히 이보다 좋은 프로그램은 없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6월부터 10월까지 미국에서 직접 느끼고 깨달은 사실이기 때문이지요. 여러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김우중씨의 말을 직접 체험하십시오. 기회는 항상 열려있습니다. 손을 뻗어 잡으면 이미 미국을 맛볼 수 있는 기회는 여러분들의 것입니다!